기업의 IT 환경을 살펴보면 ERP, 그룹웨어, HR, 회계, 자산관리, MES, SCM, CRM, 포털, 협업도구, 각종 SaaS까지 수많은 시스템이 존재합니다.
문제는 시스템이 많아지는 것이 반드시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주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서 비슷한 기능을 수행하는 시스템이 늘어나고, 시스템 간 인터페이스가 복잡해지며, 데이터가 여러 곳으로 분산되고, 운영비와 유지보수 부담이 증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기업 IT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단순히 ‘시스템이 많다’는 관점에서 바라보기보다 Application Portfolio Management(APM)와 Application Rationalization이라는 관점에서 관리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습니다.
1. 기업의 시스템은 왜 계속 늘어나는가
기업의 시스템이 많아지는 이유는 대부분 매우 합리적입니다.
현업에서 새로운 요구사항이 발생하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합니다. 특정 부서의 업무 효율화를 위해 별도 솔루션을 도입하기도 하고, 새로운 사업이나 해외법인이 생기면 새로운 시스템이 추가되기도 합니다.
문제는 새로운 시스템이 생길 때 기존 시스템이 반드시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 기존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신규 시스템을 추가
- 부서별로 비슷한 기능의 솔루션을 별도 도입
- 프로젝트 종료 후에도 시스템을 계속 운영
- 조직 개편 이후에도 기존 시스템이 남아 있음
- 새로운 SaaS가 기존 기능을 일부 중복해서 제공
- 인수합병 과정에서 유사한 시스템이 그대로 유입
결국 기업의 IT 환경은 새로운 시스템을 추가하는 방향으로 성장하지만, 기존 시스템을 정리하는 과정은 상대적으로 부족해집니다.
이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시스템이 자연스럽게 누적되는 현상을 흔히 Application Sprawl이라고 부릅니다.
2026년 CIO 관련 조사에서도 애플리케이션 증가와 복잡성이 주요 IT 과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일부 기업에서는 수백 개 이상의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면서 애플리케이션 간 통합과 관리 자체가 중요한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2. 시스템이 많아지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가
처음에는 시스템이 많아지는 것이 문제가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각 시스템마다 담당 업무가 있고, 사용자도 존재하며, 구축 당시에는 분명한 목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스템이 계속 늘어나면 IT 조직이 관리해야 하는 것은 시스템 자체만이 아닙니다.
시스템과 시스템 사이의 관계가 함께 증가합니다.
- 시스템 간 인터페이스 증가
- 데이터 중복 저장
- 동일 정보의 시스템별 관리
- 사용자 권한 관리 복잡성 증가
- 라이선스 및 유지보수 비용 증가
- 장애 발생 시 영향 범위 확대
- 변경 작업의 영향도 분석 어려움
- 특정 솔루션에 대한 전문인력 의존
결국 IT 조직은 새로운 서비스를 만드는 것보다 기존 시스템을 유지하고 연결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하게 됩니다.
최근 Application Portfolio Management가 다시 중요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Gartner는 2026년 기업 애플리케이션 전략에서 복잡성을 줄이기 위해 애플리케이션 포트폴리오의 합리화와 통합·폐기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3. ‘시스템이 있다’와 ‘시스템이 가치 있다’는 다르다
기업 IT에서 중요한 질문은 이제 단순히 “우리 회사에 어떤 시스템이 있는가?”가 아닙니다.
더 중요한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시스템이 지금도 우리 회사에 필요한가?”
예를 들어 어떤 시스템이 10년 전에 구축되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당시에는 중요한 업무를 지원했고 많은 사용자가 이용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ERP나 다른 플랫폼에 동일한 기능이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시스템은 계속 유지됩니다.
왜일까요?
- 폐기했을 때 문제가 생길까봐
- 누가 사용하는지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 기존 데이터가 남아 있기 때문에
- 연계 시스템이 존재하기 때문에
- 담당자가 변경되어 의사결정이 어렵기 때문에
- 폐기 프로젝트를 별도로 진행할 예산이 없기 때문에
결국 “필요해서 유지하는 시스템”과 “없애기 무서워서 유지하는 시스템”이 섞이게 됩니다.
이 지점을 구분하는 것이 애플리케이션 포트폴리오 관리의 핵심입니다.
4. 시스템을 평가할 때 무엇을 봐야 하는가
시스템을 정리한다고 해서 단순히 사용자가 적은 시스템부터 폐기해서는 안 됩니다.
기업의 핵심 시스템은 사용자가 적더라도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최소한 다음과 같은 기준을 함께 봐야 합니다.
| 평가 영역 | 주요 질문 |
|---|---|
| Business Value | 회사의 핵심 업무에 얼마나 중요한가? |
| 사용성 | 실제 사용자가 얼마나 이용하고 있는가? |
| 비용 | 라이선스·유지보수·인프라·운영비는 얼마인가? |
| 기술성 | 현재 기술과 아키텍처가 지속 가능한가? |
| 연계성 | 다른 시스템과 얼마나 많은 의존관계를 가지고 있는가? |
| 데이터 | 중요한 데이터가 이 시스템에 존재하는가? |
| 보안 | 보안·개인정보·감사 측면의 위험은 없는가? |
| 전략적 적합성 | 향후 IT 전략과 방향성이 일치하는가? |
Gartner 역시 애플리케이션 합리화 과정에서 전체 시스템을 한 번에 정리하기보다 비즈니스 중요도, 변화 필요성, 문제점, 비용 등을 기준으로 우선순위를 정하는 접근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5. 모든 시스템을 없애는 것이 목표는 아니다
Application Rationalization을 잘못 이해하면 ‘시스템을 최대한 줄이는 작업’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목적은 시스템 개수를 줄이는 것이 아닙니다.
기업에 필요한 시스템에 IT 자원을 집중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따라서 시스템을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습니다.
- Keep : 현재 상태를 유지
- Invest : 전략적으로 추가 투자
- Modernize : 기술 또는 구조를 현대화
- Consolidate : 유사 시스템과 통합
- Replace : 다른 시스템으로 교체
- Retire : 사용 종료 및 폐기
최근 IT 업계에서도 애플리케이션 포트폴리오 합리화를 단순한 일회성 시스템 정리 작업이 아니라 지속적인 포트폴리오 최적화 활동으로 바라보는 접근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6. 가장 어려운 것은 시스템을 폐기하는 것이다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는 비교적 명확합니다.
요구사항을 정의하고, 예산을 확보하고, 개발하고, 테스트하고, 오픈하면 됩니다.
하지만 기존 시스템을 폐기하는 것은 훨씬 어렵습니다.
폐기 과정에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이 발생합니다.
- 기존 데이터는 어떻게 보관할 것인가?
- 법적·감사상 보존해야 할 데이터는 없는가?
- 어떤 시스템이 이 시스템을 호출하고 있는가?
- 숨겨진 인터페이스는 없는가?
- 현재 사용자가 정말 없는가?
- 폐기 후 업무 프로세스는 무엇으로 대체하는가?
- 라이선스와 유지보수 계약은 어떻게 종료할 것인가?
- 장애나 감사 발생 시 과거 데이터를 어떻게 조회할 것인가?
따라서 시스템 폐기는 단순히 서버를 종료하는 작업이 아닙니다.
업무·데이터·인터페이스·계약·보안·운영을 함께 정리하는 경영 과제에 가깝습니다.
7. 시스템 목록부터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
기업이 애플리케이션 포트폴리오 관리를 시작하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우리 회사에 어떤 시스템이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이것부터 쉽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IT부서가 관리하는 시스템 목록과 현업이 사용하는 시스템 목록이 다를 수도 있고, 부서에서 자체적으로 도입한 SaaS나 별도 솔루션이 공식 IT 자산 목록에 포함되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시스템 목록에는 최소한 다음 정보를 포함하는 것이 좋습니다.
- 시스템명
- 업무 영역
- 업무 담당 부서
- IT 운영 담당자
- 주요 사용자
- 구축 시기
- 기술 환경
- 주요 인터페이스
- 연간 운영비
- 라이선스 비용
- 데이터 중요도
- 보안 및 개인정보 여부
- 향후 투자계획
- 폐기 또는 교체 가능성
중요한 것은 단순한 시스템 목록이 아니라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정보”를 만드는 것입니다.
8. 시스템을 줄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새로운 시스템이 함부로 늘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다
기존 시스템을 어렵게 정리했는데 몇 년 후 다시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면 의미가 없습니다.
따라서 애플리케이션 포트폴리오 관리는 기존 시스템 정리와 함께 신규 시스템 도입 거버넌스까지 연결되어야 합니다.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기 전에 최소한 다음 질문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 기존 시스템에 동일한 기능이 없는가?
- 기존 ERP나 플랫폼을 활용할 수 없는가?
- 다른 부서에서 이미 사용하는 솔루션은 없는가?
- 새로운 시스템이 추가하는 인터페이스는 무엇인가?
- 향후 운영비는 얼마나 발생하는가?
- 데이터는 어디에 저장되는가?
- 향후 시스템을 교체할 수 있는 구조인가?
- 계약 종료 시 데이터와 업무를 회수할 수 있는가?
결국 좋은 IT 조직은 새로운 시스템을 많이 만드는 조직이 아니라 필요한 시스템을 선별하고, 기존 시스템과의 관계까지 관리하는 조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9. IT 경쟁력은 시스템 개수가 아니라 복잡성을 관리하는 능력에서 나온다
기업의 규모가 커지면 IT 시스템이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따라서 시스템이 많다는 사실 자체를 문제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진짜 문제는 왜 존재하는지 설명할 수 없는 시스템이 늘어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시스템들이 서로 연결되면서 기업의 IT 구조를 점점 복잡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결국 IT 조직이 관리해야 하는 것은 시스템의 숫자가 아니라 다음과 같은 요소입니다.
- 시스템 간 의존성
- 데이터의 흐름
- 업무 기능의 중복
- 운영 비용
- 기술 생명주기
- 보안 위험
- 비즈니스 가치
- 향후 교체 가능성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IT 조직의 역할도 달라집니다.
과거에는 “시스템을 잘 운영하는 것”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기업 전체의 시스템 구조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번 이슈에서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
이번 주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IT의 성장은 시스템을 계속 추가하는 것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기업이 성장하면서 시스템은 자연스럽게 늘어납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는 새로운 시스템을 추가하는 것보다 기존 시스템을 분석하고 정리하는 것이 더 큰 가치를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관점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 기존 관점 | 새로운 관점 |
|---|---|
| 시스템을 얼마나 구축했는가 | 시스템이 얼마나 비즈니스 가치를 만드는가 |
| 시스템을 계속 유지하는가 | 유지할 이유가 명확한가 |
| 신규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는가 | 기존 시스템으로 해결할 수 없는가 |
| 시스템별 운영 | 전체 포트폴리오 관점의 운영 |
| 시스템 개수 | 복잡성과 의존성 |
| 구축 완료 | 전체 생애주기 관리 |
결국 기업 IT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가가 아니라 필요한 시스템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불필요한 복잡성을 얼마나 줄이는가에서 만들어집니다.
마무리
기업 IT는 시간이 지날수록 복잡해집니다.
새로운 사업이 생기고, 새로운 업무가 만들어지고,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서 시스템은 계속 추가됩니다.
하지만 IT 조직의 역할은 시스템을 계속 쌓아 올리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언젠가는 반드시 질문해야 합니다.
“이 시스템은 지금도 필요한가?”
“비슷한 기능을 하는 시스템은 없는가?”
“이 시스템에 투입되는 비용만큼 가치를 만들고 있는가?”
“앞으로도 이 시스템을 계속 가져가야 하는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IT 조직은 단순한 시스템 운영 조직에서 벗어나 기업의 기술 자산을 전략적으로 관리하는 조직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IT 경쟁력은 새로운 시스템을 얼마나 빨리 만드는가뿐만 아니라, 필요 없는 시스템을 얼마나 정확하게 찾아내고 정리할 수 있는가에서도 결정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기업 IT에서 Application Portfolio Management가 다시 중요해지는 이유입니다.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의 변화를 위해 페리(pperi)는 동참 할것입니다.
도움이 필요 하시다면 언제든지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저희 pperi는 peri가 아닌점을 구독자님이 인지 하여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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