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서 IT 조직의 역할을 이야기하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개발, 서버, 네트워크, ERP, 보안, 시스템 운영을 먼저 떠올립니다.
물론 이것들은 여전히 IT 조직의 중요한 업무입니다.
하지만 기업의 IT 환경은 이미 상당히 달라졌습니다.
클라우드, SaaS, 데이터 플랫폼, AI, 자동화, ERP, API, 업무 플랫폼 등이 서로 연결되면서 IT가 단순히 시스템을 제공하는 부서로 존재하기 어려워졌습니다.
특히 AI가 업무 프로세스와 의사결정에 직접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기업 IT 조직은 새로운 질문을 받아야 합니다.
“무엇을 개발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의사결정을 더 잘하게 만들 것인가?”
이제 IT 조직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시스템을 운영하는지가 아니라, 기술을 통해 기업이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드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1. IT 조직의 역할이 바뀌고 있다
과거의 기업 IT 조직은 비교적 명확한 역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 업무 시스템을 개발한다.
- ERP를 운영한다.
- 서버와 네트워크를 관리한다.
- 정보보안을 관리한다.
- 사용자 장애를 해결한다.
- IT 예산과 라이선스를 관리한다.
이러한 역할은 지금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제 IT가 사업과 분리되어 존재하기는 어려워졌습니다.
ERP를 변경하면 업무 프로세스가 변경됩니다.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면 의사결정 방식이 변경됩니다.
AI를 도입하면 업무 역할이 변경됩니다.
자동화를 도입하면 조직의 업무 분담이 변경됩니다.
결국 IT 투자는 대부분 사업 운영방식의 변화로 연결됩니다.
2026년 PMI의 프로젝트 연구에서도 복잡성이 높아지는 환경에서는 단순히 업무를 통제하는 방식보다 결과와 정렬, 학습을 중심으로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IT 조직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기술을 관리하는 조직에서 사업의 변화를 관리하는 조직으로 역할을 확장해야 합니다.
2. 가장 큰 변화는 ‘기술의 민주화’다
과거에는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IT 조직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했습니다.
개발자가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했고, 서버를 구성해야 했으며, 데이터베이스를 설계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SaaS와 로우코드, 노코드 플랫폼, 클라우드 서비스, AI 도구 등을 활용하면 현업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IT 기능을 직접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것은 IT 조직의 역할이 줄어든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IT 조직이 직접 만드는 일보다 무엇을 만들어도 되는지 결정하는 일이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업 부서가 AI 서비스를 직접 도입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단순히 “사용하지 마십시오”라고 통제하는 것이 좋은 IT 거버넌스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어떤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지, 개인정보와 기밀정보는 어떻게 처리하는지, 어떤 서비스가 기업 표준인지, 결과를 어떻게 검증하는지, 누가 책임지는지를 정의하는 것이 IT 조직의 역할입니다.
즉, IT는 모든 것을 직접 만드는 조직에서 기업이 기술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규칙과 구조를 만드는 조직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3. 앞으로 IT 조직의 핵심 자산은 ‘시스템’보다 ‘의사결정 구조’다
기업에는 이미 수많은 시스템이 존재합니다.
ERP, MES, SCM, CRM, 그룹웨어, HR, BI, 데이터 플랫폼 등 다양한 시스템이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시스템이 많다고 기업의 의사결정이 빨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시스템이 많아지면서 다음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같은 고객의 코드가 시스템마다 다르다.
- 부서마다 다른 데이터를 사용한다.
- 보고서마다 숫자가 다르다.
- 데이터가 언제 생성됐는지 알기 어렵다.
- 누가 데이터를 책임지는지 명확하지 않다.
- 중요한 정보를 사람이 엑셀로 다시 가공한다.
이 상태에서는 아무리 AI를 붙여도 좋은 의사결정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AI 시대가 될수록 오히려 기본적인 데이터와 시스템 구조가 중요해지는 이유입니다.
Gartner 역시 2026년 ERP 전망에서 연결된 데이터와 데이터 관리, 분석 및 모델링 역량이 기업의 실시간 의사결정과 유연한 ERP 구조를 뒷받침하는 핵심 요소라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IT 조직은 시스템 구축보다 먼저 질문해야 합니다.
“우리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필요한 데이터가 정말 연결되어 있는가?”
4. AI 도입의 진짜 문제는 AI가 아니다
최근 기업들은 AI를 빠르게 도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기업에서 AI 프로젝트가 PoC 단계에 머무르는 이유는 AI 모델의 성능만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다음 문제가 더 어렵습니다.
- 어떤 데이터를 AI에게 제공할 것인가?
- 그 데이터의 품질을 누가 책임지는가?
- AI의 결과를 누가 검증하는가?
- AI가 틀렸을 때 책임자는 누구인가?
- 기존 업무 프로세스에서 AI를 어디에 넣을 것인가?
- AI 도입으로 기존 담당자의 역할은 어떻게 바뀌는가?
- AI를 사용하지 않는 것과 사용하는 것의 비용 차이는 무엇인가?
결국 AI 프로젝트는 기술 프로젝트이면서 동시에 조직과 업무 프로세스를 바꾸는 프로젝트입니다.
Gartner도 AI 기반 ERP 환경에서는 사용자 역할과 거버넌스, 운영모델 자체를 다시 정의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IT 조직이 AI를 도입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아닙니다.
AI가 기업의 어떤 의사결정을 개선할 것인지 정의하는 것입니다.
5. IT 조직이 모든 기술을 통제하려고 하면 오히려 늦어진다
IT 조직이 변화에 대응하는 방식 중 하나는 모든 것을 중앙에서 통제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솔루션은 IT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새로운 SaaS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새로운 AI 도구는 검토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보안과 통제를 위해 어느 정도의 절차는 필요합니다.
하지만 통제가 지나치면 현업은 IT를 혁신의 파트너가 아니라 변화를 막는 조직으로 인식하기 시작합니다.
그 결과 현업은 IT 조직을 우회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SaaS를 가입하고, 엑셀로 데이터를 관리하고, 검증되지 않은 AI 서비스를 사용하고, 부서별 시스템을 별도로 구축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를 흔히 Shadow IT라고 합니다.
따라서 IT 거버넌스의 목표는 모든 것을 막는 것이 아니라 안전하게 허용할 수 있는 영역을 넓히는 것이어야 합니다.
통제의 수준도 중요하지만 통제의 속도 역시 중요합니다.
6. IT 기획의 중심도 ‘시스템 목록’에서 ‘사업 과제’로 바뀌어야 한다
전통적인 IT 계획에서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투자계획을 작성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 ERP 고도화
- 서버 교체
- 라이선스 구매
- 네트워크 개선
- 업무 시스템 구축
- 보안 솔루션 도입
하지만 경영진에게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습니다.
“그래서 회사가 무엇이 좋아지는가?”
IT 투자계획도 앞으로는 다음과 같이 연결될 필요가 있습니다.
| 기존 IT 관점 | 변화된 IT 관점 |
|---|---|
| ERP 구축 | 업무 프로세스 표준화 및 결산 효율 개선 |
| 데이터 플랫폼 구축 | 의사결정 시간 단축 및 데이터 신뢰성 향상 |
| AI 도입 | 업무 자동화 및 의사결정 지원 |
| 시스템 통합 | 중복 업무 제거 및 데이터 연결 |
| 클라우드 전환 | 사업 변화에 대한 IT 대응속도 향상 |
| 보안 투자 | 사업 중단 위험 및 정보자산 위험 감소 |
이렇게 되어야 IT 예산이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사업 투자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2026년 개정된 PMI의 프로젝트 관리 관점에서도 프로젝트 성공의 기준을 단순한 일정·예산·범위 준수에서 사업 가치와 전략적 맥락까지 확장하고 있습니다.
7. CIO와 IT 리더에게 필요한 것은 ‘기술 지식’만이 아니다
IT 리더에게 기술 지식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앞으로의 IT 리더는 다음 능력을 함께 가져야 합니다.
- Business Understanding — 회사가 돈을 버는 구조를 이해해야 합니다.
- Technology Understanding — 기술의 가능성과 한계를 알아야 합니다.
- Data Understanding — 데이터가 어떻게 생성되고 활용되는지 알아야 합니다.
- Governance — 기술을 어떤 기준으로 사용할지 결정해야 합니다.
- Change Management — 조직의 변화를 이끌어야 합니다.
- Investment Management — IT 투자의 우선순위를 결정해야 합니다.
- Decision Making — 불완전한 정보에서도 의사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결국 IT 리더의 역할은 기술을 잘 아는 사람이 되는 것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기술과 사업 사이에서 올바른 선택을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8. 앞으로의 IT 조직은 세 가지 역할을 동시에 해야 한다
앞으로 기업 IT 조직은 크게 세 가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합니다.
① 운영자
ERP, 인프라, 네트워크, 보안, 업무 시스템 등 기업의 핵심 IT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합니다.
기본 운영이 무너지면 아무리 좋은 AI나 디지털 전략도 의미가 없습니다.
② 설계자
기업 전체의 시스템과 데이터 구조를 설계해야 합니다.
중복 시스템을 줄이고, 데이터가 연결되며, 새로운 기술이 기존 환경에 자연스럽게 들어올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③ 변화 촉진자
가장 중요한 역할입니다.
IT가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조직의 업무방식을 변화시키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2026년 PMI의 PMO 관련 연구 역시 PMO의 역할이 단순한 프로젝트 관리와 통제를 넘어 전략과 실행을 연결하고 기업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미래의 IT 조직은 운영자이면서 설계자이고 동시에 변화 촉진자여야 합니다.
9. 기업 IT 조직이 지금 점검해야 할 질문
IT 조직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거창한 AI 전략부터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다음 질문부터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 질문 | 점검 포인트 |
|---|---|
| IT는 사업전략을 이해하고 있는가? | IT 로드맵과 사업계획이 연결되어 있는가? |
| 중요한 데이터의 주인은 누구인가? | 데이터 오너십과 책임체계가 명확한가? |
| IT 의사결정은 얼마나 빠른가? | 불필요한 승인 절차가 존재하지 않는가? |
| 현업은 IT를 파트너로 보는가? | IT가 통제 조직으로만 인식되고 있지는 않은가? |
| IT 투자 효과를 측정하는가? | 시스템 구축 이후 실제 성과를 확인하는가? |
| AI를 어디에 적용해야 하는가? | 기술이 아니라 업무의 문제부터 정의했는가? |
| 누가 최종 의사결정을 하는가? | IT와 현업의 책임과 권한이 명확한가? |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이 명확할수록 IT 조직은 기술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기업의 전략적 파트너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번 이슈에서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
AI 시대가 되었다고 해서 기업 IT 조직의 가장 중요한 일이 AI를 도입하는 것은 아닙니다.
더 중요한 것은 기술을 통해 기업의 의사결정과 실행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입니다.
과거에는 IT 조직이 시스템을 만들어주면 현업이 사용하는 구조였다면 앞으로는 경계가 훨씬 흐려질 것입니다.
현업도 기술을 사용하고, AI가 업무를 수행하고, 데이터가 의사결정을 지원하게 됩니다.
이런 환경에서 IT 조직이 단순히 “우리가 관리하는 시스템”만 바라본다면 조직의 역할은 오히려 축소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기술과 데이터, 업무 프로세스, 거버넌스, 조직의 변화를 연결할 수 있다면 IT는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 조직 중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앞으로의 IT 경쟁력은 새로운 기술을 가장 빨리 도입하는 능력이 아닙니다.
어떤 기술을 언제, 어디에, 왜 사용해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능력입니다.
마무리
기업의 IT 환경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AI, 클라우드, 데이터, 자동화, ERP 등 새로운 기술이 계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기업의 본질적인 문제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어떤 사업을 할 것인가.
어떤 프로세스를 바꿀 것인가.
어떤 데이터를 믿을 것인가.
어떤 투자를 할 것인가.
누가 결정할 것인가.
결국 기업은 계속 선택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선택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앞으로 IT 조직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입니다.
IT 조직은 더 이상 단순히 기술을 제공하는 조직이어서는 안 됩니다.
기술을 이해하고, 사업을 이해하고, 데이터를 이해하고, 조직의 변화를 이해하는 조직.
그것이 AI 시대에 기업 IT 조직이 가져야 할 새로운 모습입니다.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의 변화를 위해 페리(pperi)는 동참 할것입니다.
도움이 필요 하시다면 언제든지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저희 pperi는 peri가 아닌점을 구독자님이 인지 하여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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